
지난 추석, '다음 명절에도 음식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찌어찌 몇가지 구색은 맞췄다. 궁중팬이나 4L대형 냄비를 들 기운은 없으니 동생에게 꽤 많은 부분 의존했고 특히 내가 조심조심 뭔가 조리를 하면 걱정반 근심반 지켜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렇다고 자리보전하고 누워있을 수는 없잖아' 라는 게 나의 입장...
암튼 다음 명절엔 진짜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어려웠던 건 사실이었다.
재작년까진 이마트에 냉장 호주 찜갈비용 갈비를 썼었는데 작년부턴 냉동으로 바뀌어 이번엔 아예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갈비찜은 하루정도 냉장고에서 대기해도 되기때문에 명절 이틀 전에 만들어도 된다. ㅎㅎ 끓이는 시간이 총 네시간 이상이라 정성이 좀 들지만 만들기는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먼저 하룻밤 핏물 빼서 대파뿌리와 녹차잎을 넣고 거품과 기름을 걷어내면서 한시간 반을 끓인다. (물이 졸아들면 추가해 가면서 항상 갈비가 자작하게 잠길 정도를 유지한다)
첨가물(대파뿌리 등 향신료)은 빼고 간장(갈비 1kg당 반컵), 설탕, 맛술을 1:1:1로 넣고 무, 표고버섯, 당근, 대파, 양파, 다진마늘 등을 넣는다. (양념에 배나 양파 간 거 라든지 매실청같은 첨가물도 나쁘진 않다. 다만 내 경험상 이것저것 많이 넣어도 별 차이는 없다. 연한 고기를 원하면 마블링 좋은 비싼 고기를, 입에 짝짝 붙는 맛을 원하면 설탕을 안 아끼면 대충 된다.)
그리고 다시 중불로 한시간 반 더 끓여준다. (물이 항상 '자작하게' 로 유지되는 것만 체크~)
오래 끓이면 살이 퍽퍽해지고 적게 끓이면 질긴데 기본 세시간 이상, 길어도 네시간을 넘지 않으면 적어도 실패하진 않는다. 다만 처음 피 뺀 갈비를 냄비에 넣은 후 움직임을 최소한 으로 해야 갈비살에서 뼈가 분리되지 않는다. 즉, 중간에 '이게 잘 익고 있는지' 싶어 뒤적거리면.... 살과 뼈가 분리되면서 심하게는 잘 만든 장조림이 될 수 있다. ㅎㅎ
양파와 대파는 완성 30분 전에 넣으라는 레시피가 많은데 그럴 경우 보긴 예뻐도 풍미는 좀 떨어진다. 기타 채소와 함께 넣어서 국물에 흐물거리게 녹으면 보긴 좀 그래도 맛은 진국이다.



이렇게 정성 팍팍 갈비찜을 만들고 명절 하루 전 날은 나물을 볶았다. 그리고 떡국 고명도 만들고...
떡국 육수는 사골국물(물론 대기업표. ㅎㅎ) 보다 갈비탕(역시 대기업표 ㅋ) 이 한끗 위다.
올해 설도 이리 잘 지나간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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