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녹차의 첫 기억은 아마도 말차... 그래서인지 녹차는 역시 일본풍이 편하다^^;;;

ahn4633 또는 프렌치바닐라^^ 2026. 4. 27. 18:58



녹차를 떠올리면 말차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어느 정도 차를 접해본 후 내린 결론은 이거였다. '일본 녹차는 색이 좋고 한국 녹차는 향이 좋으며 중국 녹차는 맛이 좋다'. 물론 젊었을 때, 치기어린 - 그리 많은 차를 접해 본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ㅎㅎ - 결론 이었겠지만 큰 테두리에선 아직 변함은 없다. 다만 '어느 차나 나름의 이야기, 맛과 향이 있다'고 살짝 너그러워진 느낌이 더해졌을 뿐...

내가 녹차를 처음 접한 건 70년대, 국민학생 때였다. 아버지가 일본 친구에게 받은 차 세트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나름의 신문물을 구경하며 맛 본 기억...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추억은 방울방울'에 나오는 한 장면 같았다. 파인애플을 캔으로만 알다가 생 파인애플이 생겨서 온 가족이 눈을 반짝이며 둘러앉아 맛을 봤는데.. ㅎㅎ 그 신맛에 완전 실망하는 모습... 말차의 떨떠름한 맛에 곤란해 하던 우리 가족의 모습과 완전 닮아 있었다.)
그 때 나의 기억은 '녹색물도 괴상한데... 이 '미원'맛은 뭐지??' 였다. 아마도 그 당시 그 맛에 호감을 가진 식구는 아무도 없었고 내 기억으로 그때 세트에 있었던 다선(차솔) 은 김 재울 때 쓰는 기름솔로 활용되었던 거 같다. ㅋㅋ 개불쌍한 차솔... ㅋㅋ
그 후로 지리산 죽림에서 딴 작설차나 하동의 우전녹차, 그리고 중국의 자랑 용정차까지 여러 녹차를 맛보게 되었고 '아, 이런 맛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름 블랜딩해서 취향을 맞춰 마시는 법도 알게 되고 찻잎과 어울리는 다구도 신경쓰게 되어 비로소 차를 즐기게 되었다.
말차의 경우 사실 한국의 가루녹차는 내가아는 말차가 아니다.
말차는 막사발(다선이 들어가 움직여야하므로 직은 찻잔은 힘들다)에 말차 한두스푼을 넣고 더운 물을 부은 후 다선(차솔)로 거품이 일게 저어 마시는 게 일반적인데 한국에서 사는 '가루녹차'는 다선으로 아무리 저어도 섞이지 않는다. 아마도 분말의 미세함 차이같은데 일단 찻가루와 물이 콜로이드결합이 가루녹차의 경우는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의 가루녹차를 보고 구매했다가 차가 안되는 걸 보고 요리용으로 쓴 아픈 과거도 있다 ㅠㅠ)
말차는 역시 일본산이다. 하지만 수입품은 아무래도 꺼려져서 쉽게 접하지 못하다가 지난 해 오키나와 면세점에서 발견한 교토 우지말차로 한동안 잘 즐겼었다. 사실 세상이 넓은 만큼 맛있는 차도 많기때문에 특정 차만 고집하는 건 좀 편파적이다. 그저 인연이 되는 차를 충분히 즐겨주는 게 좋지않은가 말이다. (차 부분에 한해서만은 잡덕일지도.. ㅋㅋ)


말차는 살짝 향이 날라가도 쓰임새가 많다. 칼국수나 수제비반죽에 넣으면 향도 좋고 소화도 잘된다. 물론 베이킹에도 굿~~
다선 거치대는 ㅎㅎ 필요해서 만든 내 작품이다 ^^;;;